파란 마삭줄 넝쿨이
속삭이듯 얽히고 설켜
푸르른 터널을 이루는 길목
적막 속에 한 줄기 숨결이 피어난다.
그곳에, 조용히 머문 그림자 하나
바람조차 숨을 죽여 스쳐가고
빛과 그림자, 고요와 떨림 사이에
한 송이 맑은 숨결이 가만히 머문다.
멀리서, 터널 끝 어딘가
부드러운 빛이 조용히 손짓하고
그 부름에 마음을 여는 모습
서늘한 그늘 속에서도 은은히 빛난다.
자연의 품에 스며든 실루엣
넝쿨보다 부드럽고
햇살보다 정결한 그 자태는
계절이 감춘 비밀처럼 아득하다.
그 자리에 선 존재 하나
푸르름은 더욱 짙어지고
빛은 한층 더 간절해진다.
그 순간, 세상은 조용히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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