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익은 낮,햇살은 가만히 쌓이고바람은 그림자처럼 스쳐 간다. 호수는 숨조차 죽인 듯하늘을 품고 있다.구름이 흘러가는 것도느려진 마음으로 본다. 물 위에 비친 것은하늘인가, 나인가고요는 모든 경계를 지운다. 풀잎도새의 날갯짓도멀어지는 경적소리 조차호수에 닿으면 잠잠해진다. 이 고요는 정적이 아니다.한 점 흐트러짐 없는깊은 호흡,세상을 잊은 순간의 맑음이다. 나는 그 곁에 앉아흔들리지 않는 시간을한 모금 들이킨다. - 구름 좋았던 날의 영천 우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