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새벽,숨결마저 맑은 고요를 뚫고여명은 한 올 실처럼동녘 하늘 끝에서부터 풀려온다. 풀잎 끝에 맺힌 이슬은아직 꿈을 꾸고 있고,숨죽인 바람마저시간을 더듬듯 머문다. 붉게 번지는 여명그 빛의 체온이우로지 수면에 스며들면,물은 하늘을 품고하늘은 나를 비춘다. 저기,산 그림자 너머로햇살 한 줄기 걸어오고연못가 벚꽃나무 가지 끝가벼운 떨림이 번진다. 나는 말없이 바라볼 뿐,고요한 우로지 위에뒤섞이는 새벽과 나그 반영 속에서잠시, 세상은 숨을 멈춘다. 새벽빛이 번져드는 수면 위에내 마음도 함께 풀어지고이순간나는 그저 말없이,그 고요를 온몸으로 마신다. - 영천 우로지의 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