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4 3

별을 따는 소년은 아직 거기 있다

먼 도심 끝,붉은 여명이 고요히 번지고하늘은 하루치의 체념을붉은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개울은 말이 없다.늘 그랬듯 조용히 흐르며오늘을 잊은 듯이하늘과 도시, 그리고별을 따는 소년의 실루엣으로 비춘다. 소년은 움직임 없이언제나 별을 향해 손을 뻗고 있지만아무도 그가 무얼 잡았는지 묻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를 꿈의 상징이라 말하고도시는 그 조형물로 희망을 홍보하지만정작 진짜 별은언제부턴가 하늘에서 보이지 않는다. 소년은 말이 없다.그 말 없음이 가끔은가르침보다 더 크다."별을 따는 꿈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었지만손을 뻗는 용기는 누구나 가진 게 아니었다" 여명은 도시를 깨우고개울은 또다시 흘러간다.그리고 소년은…오늘도 변하지 않는 자세로어른들의 시간을 지켜본다.

경북/영천 2025.06.24

이른 여름, 길섶에서

한적한 길섶,발길 드문 흙길 옆이른 여름이 조용히 숨 쉰다. 채 다 피지 못한여름 코스모스 몇 송이,바람에 하늘거리며햇살의 귀퉁이를 흔든다. 연보랏빛 마음처럼수줍은 꽃잎은피어나는 것과머무는 것 사이에서조용히 떨리고그 작은 떨림이가만히 감성을 건드린다. 그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아더 아름다운 한 계절의 시작,그 길 위에서나는 잠시 멈춰 선다. - 때 이른 코스모스가 유혹하는 강변공원에서 -

경북/영천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