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천
금계국 오솔길에서
n01000
2025. 5. 23. 21:02
바람 끝에 봄의 향이 엷어지는 날
햇살은 한 톨 한 톨 여름의 색을 품고
금계국은 이별을 아는 듯
조용히 피어나 오솔길을 채운다.
연초록 잎새 사이로
남은 봄빛이 가느다랗게 스미고
그 위를 스치는 바람엔
장미보다 이른 열기가 묻어난다.
바람은 연둣빛 잎새를 스치며
노란 꽃잎 위에 계절을 눕히고
발끝에 맺힌 꽃향은
잠든 감성을 조용히 일깨운다.
시간은 숨을 고르듯 느리게 흐르고
봄의 끝자락에 선 나는
아름다웠던 계절을 조용히 배웅하며
행복이라는 말 한 줄을 가슴에 새긴다.
- 저무는 봄 한의마을과 강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