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천
봄을 품다
n01000
2025. 4. 9. 13:56
황강지 수면 위로
고운 봄빛이 살며시 내려앉는다
분홍빛 복사꽃, 연둣빛 버들잎이
물결에 스미듯 번져나가고
그 위로
남강정사의 그림자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조용히 드리워진다.
바람 한 점 스치면
수면 위 풍경이 살짝 흔들리고
그 떨림조차도
봄의 숨결인 양 고요하다.
햇살은 천천히 정사의 처마 끝을 타고 흐르고
물빛 위에 겹겹이 쌓인 봄의 반영은
마치 오래된 시 한 구절처럼
마음을 적신다.
그날의 황강지엔
말보다 깊은 봄이
그리고
시간보다 조용한 아름다움이 머물러 있었다.
- 영천 임고면 황강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