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천

평천공소 그리고 우로지의 봄날

n01000 2025. 4. 4. 13:19


밪꽃나무 가지마다
하얗게 웃음이 피어나고
자진거 놓인 풀밭엔
하늘이 조용히 몸을 누인다.

바닥엔 노란 민들레꽃
햇살 따라 흐드러지고
아이들의 발소리보다 먼저
봄이 먼저 뛰어든다

텅 빈 마당, 조용한 공소
그러나 이 순간만은
세상의 중심처럼
빛이 머물고 바람이 춤춘다

말없이 피어난 꽃들 사이로
한 세월이 느긋이 흐르고
그 속에 묻힌 나도
잠시, 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