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영천
가을 한켠에서
n01000
2024. 11. 8. 14:04
짙은 안개가 감싼 가을 아침
눈앞은 흐릿해도 마음은 투명한 강으로 흐르고
바위 하나, 둘, 저 너머로 이어진
징검다리 길이 어렴풋이 드러난다
안개의 베일 속에 숨어든 계절
가을빛 낙엽은 강물 위에 나직히 안기고
발끝 닿는 자리마다 차가운 숨결이 스며들며
이른 아침, 가을은 말없이 깊어간다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사라지는 길
짙은 안개 속에서 여전히 맑은 강
그곳에 서서 잠시 멈추는 순간
가을의 고요가 나를 감싸 안는다